흔히 아시안이나 특정 국가에서 이민 온 가정들이 교육에 특히 신경을 많이 쓴다고 이야기합니다. 물론 그런 경향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요즘은 꼭 그렇다고만 보기도 어렵습니다. 다만 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할 때, 누가 뭐라 해도 가장 핵심이 되는 요소는 여전히 학군입니다.


아이가 있는 가정이거나 앞으로 아이를 가질 계획이 있는 부부라면, 집을 구입할 때 학군을 고려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선택입니다. 이는 실거주 목적뿐 아니라 투자 목적의 부동산 구매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교육에 관심 있는 부모가 많은 지역일수록 집값 상승 가능성이 높고, 특정 학군에 자녀를 보내기 위해 해당 지역에 렌트로 거주하려는 수요도 꾸준하기 때문입니다.


대규모 개발이 이루어지는 지역의 경우에는 학교가 함께 새로 들어서는지, 아니면 기존에 가까운 거리에 평판이 좋은 학교가 있는지를 반드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뉴질랜드의 교육 시스템에서는 데사일(Decile, 사회경제적 십분위수)에 따라 학교에 지급되는 정부 지원금이 달라집니다. 데사일은 5년마다 실시되는 인구 및 주거 관련 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교육부에서 산정합니다. 데사일 산정에는 학부모의 평균 소득 수준이 큰 영향을 미치며, 데사일이 낮을수록 평균 소득이 낮다고 판단되어 정부 지원금이 더 많이 지급되고, 데사일이 높을수록 지원금은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초등학교(Primary School), 중학교(Intermediate School), 고등학교(High School 또는 Secondary College) 모두 데사일 1부터 10까지 분류되며, 데사일 1부터 4까지는 각 숫자마다 다시 세 개의 하위 레벨로 나뉩니다.


데사일 제도는 학교 간 과도한 경쟁을 유발하고, 지역별 부동산 가격 격차를 심화시킨다는 비판을 받아 왔습니다. 또한 데사일에 따라 학생 구성의 인종적·사회적 편차가 크다는 점에서 많은 논란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 2021년 기준으로 데사일 제도를 폐지하거나 개편하려는 정치적 움직임이 있었고, 원격 교육의 확산으로 데사일의 의미가 점점 약해지고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가정이 데사일을 기준으로 거주지와 학교를 선택하고 있어, 단기간에 큰 변화가 나타나기는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데사일 제도는 모든 공립학교 학생들에게 최대한 균등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이기 때문에, 데사일이 높고 낮음에 따라 대학 진학률이나 성적이 직접적으로 갈린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학교는 학생들이 평일 오전부터 오후까지, 경우에 따라 방과 후 활동까지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는 공간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친구들의 가정 환경과 분위기 역시 무시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특히 데사일이 높은 학교일수록 정부 지원금 외에도 유학생 수입이나 학부모 기부 등 다양한 재정 확보 경로가 있어, 시설 개선이나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투자가 비교적 활발한 편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데사일이 높은 학교와 그 학군(Zone)으로 이주하려는 움직임은 매우 자연스럽다고 볼 수 있습니다.


2020년 기준으로 학군 외 지역(Out of Zone) 학생이 원하는 학교에 진학할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었습니다. 대표적으로 추첨(Ballot), 해당 학교 교직원의 자녀 특례, 높은 금액의 기부금, 재학생의 형제·자매 특례, 준사립 종교학교의 경우 교회 추천서 등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특히 오클랜드를 중심으로 인구 밀도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정부 지침에 따라 Out of Zone 학생을 받지 않는 학교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구매를 고려 중인 집이 어느 학군에 속해 있는지는 Trade Me Property, One Roof, Real Estate 등 주요 부동산 플랫폼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초등학교는 보통 6-7년, 중학교는 약 2년, 고등학교는 4-5년을 다니는 만큼, 상대적으로 재학 기간이 긴 초등학교와 고등학교의 학군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주택 구매를 고려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합리적입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오클랜드 중부의 Epsom Girls’ Grammar School과 Auckland Grammar School 학군이 있습니다. 이 두 학교의 학군은 흔히 Double Grammar Zone(DGZ)으로 불리며, 오랜 전통과 높은 대학 진학률, 데사일 9라는 조건으로 인해 Epsom, Remuera, Newmarket 일대의 부동산 가격을 주도해 왔습니다.


자녀의 학교는 가정 교육과 더불어 인격 형성과 미래의 방향성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단순히 데사일 숫자만 보고 판단하기보다는, 최근 몇 년간 데사일 변화가 있었는지, 교장 교체나 시설 개선 같은 변화가 있었는지 등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가능하다면 학교 투어를 요청해 자녀와 함께 직접 학교 분위기를 보고 설명을 듣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학교 자체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학군 선택에 대한 후회 없는 주택 구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